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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책 리뷰] 파피용 - 베르나르 베르베르 *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. 줄거리 및 배경 한 줄로 요약하자면, 파피용은 멸망해 가는 지구를 탈출하는 인류의 희망을 그린 소설이다. 소설의 중심 배경이라고 할 수 있는 '작은' 도시 규모의 '거대한' 크기를 가진 우주선 '파피용'은 현대판 노아의 방주이다. 우주선은 제 2의 지구를 건설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제작된다. 그리고 비밀리에 우주선에 탈 사람들이 선발된다. 이들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이어야 하며, 폭력적인 기질이 없어야 한다. 타인의 문제에 무관심하지 않아야 한다. 그리고 개인의 자유 의지와 사회의 질서를 존중할 줄 알아야한다. 이렇게 선발된 인원은 무려 14만4천명. 14만4천이라는 숫자는 작가가 그냥 아무렇게나 정한 숫자가 아니었다.기독교 신약 성경 요한계시록 7장에는 12지파에 12..
[유럽 자동차 여행] 프랑스 파리 - 첫 결혼기념일 여행 | 파리의 여름과 가을2012년 6월. 대학교 복학을 앞두고 배낭여행을 하던 중 파리에 간 적이 있다. 솔직히 말해서, 그때의 파리에 대한 기억은 별로 좋지 못했다. 파리 기차역 근처의 찌린내, 길가의 부랑자들, 쓰레기들이 굴러다니는 거리, 잘 안통하는 영어, 몽마르뜨 언덕에서의 팔찌 강매 등. 그 동안 가졌던 로맨틱한 환상이 깨지는 순간이었다. 게다가 기대했던 달팽이요리를 먹고 배탈이 나는 바람에 이틀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음식에 대한 좋은 기억마저도 없었다.그나마 좋았던 기억이라고는 에펠탑의 야경과 그 앞 잔디밭에서 마셨던 와인 정도? 2012년 6월 2018년 10월. 첫 결혼기념일을 맞아 프랑스 파리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. 나는 예전 기억을 바탕으로 아내에게도 너무 기대하지..
깻잎 일기 #2 전편: [일상] - 깻잎 일기 #1 3월 6일 (10일째)깻잎이 잘 자라고 있다. 본잎이 나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. 아직은 키만 쑥쑥 자라는 중이다. 물은 아침 저녁으로 한 번씩 주는데, 분무기로 2-3번 칙칙 뿌려주는 정도로 준다. 내가 출근한 사이에 흙이 마르면 아내도 한 번에서 두 번 정도 물을 뿌려준다고 한다. 3월 9일 (11일째)아침에 일어나보니 깻잎에 문제가 생겼다. 밤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거지. 날씨가 추워져서 그런가. 화분이 너무 얕아서 그런가. 물을 덜 줘서 그런가. 근거도 없이 가설을 세워본다. 깻잎 줄기 하나를 뽑아 뿌리 길이를 확인해보니 겨우 1~2 cm 정도였다. 화분이 문제인 것 같지는 않은데.. 일단 물을 좀 뿌려주고 인터넷에 접속했다. *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..
깻잎 일기 #1 한국인 회사 동료로부터 깻잎 씨앗과 고추 씨앗을 선물 받았다.깻잎은 못 먹어본지 1년이 넘었고 고추는 마트에서 애용하는 편이라, 깻잎과 고추는 정말 쓸모있는 선물이었다.오래 전부터 '과일이나 채소 재배해보기'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."반드시 잘 키워서 맛있게 먹겠습니다." 2월 24일 (일기 시작)깻잎씨와 고추씨를 뿌렸다. 네모난 반찬통에 젖은 냅킨을 한 장 깔고 그 위에 씨앗을 흩어 놓았다.전문용어로 이렇게 발아시키는 방법을 물발아 혹은 솜발아라고 한다.반찬통은 랩으로 가볍게 덮어 습도가 유지되도록 했다. 그리고 랩에 구멍을 송송 뚫어 씨앗들의 질식사에도 대비했다.생전 처음 해 보는 일이라 씨앗을 넉넉히 뿌렸는데, 이 중에 얼마나 발아에 성공할지 모르겠다. 2월 27일 (3일째)깻잎씨에서..
독일어 배우기 좋은 노래 - Der Die Das 회사 동료 중에 라세라는 친구가 있다. 언젠가부터 점심시간마다 나에게 독일어를 가르쳐 주려고 애쓰는 친구다. 어제는 점심식사를 마치고, 숙제라면서 유튜브 링크를 하나 보냈다. 자신이 어릴 적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의 인트로 음악이래나 뭐래나. 좋은 문장들이 많이 나와서 독일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유였다. 영어로 Sesame Street을 독일어로는 Sesamstraße라고 하는 것이 흥미롭다. 들어도 가사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. 라세에게 가사가 안 들린다고 이야기했더니, '안 들리는 건지' 아니면 '못 알아듣겠는 건지' 물었다. 나에게는 그냥 소음일 뿐이라고 했더니, 가사가 들어있는 링크를 보내주었다. 자꾸 듣다보니 어깨춤이 나는 거 같기도.. 가사는 몇 줄 되지 않지만, 한 줄, 한..